nixon이 돌아왔다. lostrain도 돌아왔다. etc...

다른 곳에
최근 ver. beta 운영을 끝낸 nixon을 다시 불렀다. 한동안 이글루스에서 잠적한 lostrain도 설득했다. 여기는 우리가 함께 활동한 영화동아리 영상틀의 사이트다. 거기에 블로그를 설치해 팀블로그로 운영할 예정이다. 자세한 소개는 이곳을 참조. 간단한 소개는 아래에 있다. 많은 이용 부탁드린다.

TALKING ABOUT 소개

- 이거 반칙아닙니까? 홈페이지 소개를 자문자답으로 하는 거 말이에요.
= 반칙으로 보시면 반칙이겠죠. 네. 베꼈어요. 예전에 nixon이 송강호 닷컴 소개를 자문자답으로 하는 걸 보면서 따라해보고 싶었거든요. 아무렴 어떤가요. 이제 그 홈페이지는 없어졌잖아요. 게다가 이 홈페이지에 nixon도 참여하고 있답니다. 설마 그걸 베꼈다고 여기에 화를 내겠어요?  

- 소개글 형식만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 이 홈페이지의 이름, 'TALKING ABOUT'도 예전에 어디서 본 블로그 이름인데...
= 네, 맞아요. nixon과 lostrain, 품귀현상이 2005년도에 함께 만들었던 팀블로그 이름이예요. 아무렴 어떤가요. 이제 그 블로그는 계정만 있을 뿐, 컨텐츠는 다 날아가버렸어요. 게다가 그 이름을 지었던 lostrain도 여기에 참여하고 있답니다. 그것 역시 크게 개의치 않았어요. 우리는 어떤 이름을 지어야 겠다기 보다는, 구색상 이름이 필요했을 뿐이에요. 괜히 새 이름 짓느라 고민하느니, 예전에 쓰던 거라도 그럴싸 하면 상관없다는 주의에요. 

- 그건 그렇다고 칩시다. 그런데 이 홈페이지의 도메인 주소 films.or.kr은 한림대학교 영화동아리 영상틀 홈페이지의 주소 아닌가요? 일개 대학동아리가 갖고 있기에는 과한 도메인 같던데, 소유권을 이전하신겁니까?
= 도메인뿐만 아니라 서버도 영상틀 서버를 이용하고 있어요. 도메인의 원래 소유권자는 nixon이었고요. 최근 몇년간 도메인과 서버사용료는 저 품귀현상이 지불하고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제가 도메인 소유권을 이전받았고요. 이 부분은 꽤 디테일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네요. 좀 있다가 이야기하겠습니다. 일반적인 인터뷰 순서로 질문해주세요.  

- 그러지요. 왜 만든겁니까?
= 취직 후 처음 가진 긴 휴가였어요. 아, 이건 영상틀 회원들에게도 공지해야 하는 부분이라 실명을 언급하겠습니다. 이태안(영상틀 13기, lostrain)을 만났습니다. 아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는 저 강병진(영상틀 13기, 품귀현상)과 영상틀 동기입니다. 유성관(영상틀 7기, nixon)은 선배님이시죠. 아무튼 lostrain과의 대화도중 학창시절 nixon을 포함해 우리 셋이서 만들었던 영화를 떠올렸어요.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주구장창 해왔습니다. 심지어 이 영화를 연출했던 nixon마저 이제 그만 좀 이야기하라고 할 정도예요. 영화이야기가 끝나자 우리 세명을 포함해 영상틀 회원들이 함께 동아리 홈페이지에 글을 쓰던 시절이 떠올랐어요. 지금 생각해봐도 신기해요. 원고료를 주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들 열심히 썼는지 말이에요. 다만, 우리는 우리가 쓴 글이 어떤 정제된 페이지에 올라간다는 것이 신기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글을 누군가 읽고 반응을 보여준다는 것에 더 놀랐고요. 1998년에 이 홈페이지가 처음 생겼는데, 한창 글이 채워졌던 시기는 2001년 즈음 부터였죠. 아직 한국에 블로그란 개념이 없었을 때였어요. 그랬으니, 남들이 내가 쓴 글에 코멘트를 해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신기했겠습니까. 그 재미에 너무 빠져있어서, 심지어 군대에 있을 때도 nixon에게 글을 보내 올려달라고 했을 정도였어요. lostrain과 저는 누가 더 많은 반응을 얻는지를 놓고 경쟁을 하기도 했죠. 그런 과거를 회상하던 도중, 다시 그 시절의 재미와 의지를 느껴볼 수 없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제가 일단 lostrain에게 팀블로그를 제안했던 거죠. 그리고 며칠 후, nixon의 직장을 찾아가 함께 하자고 권유했습니다.  

- nixon은 이글루스의 인기블로그인 ver.beta마저 닫았습니다. 수장을 맡고 있던 다른 동호회에서도 손을 뗐죠. 그는 마치 다시는 온라인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어요. 어떻게 설득한 겁니까?
= 아마 우리가 아예 새로운 블로그를 만들어서 해보자고 했으면, nixon도 주저했을 것 같아요. 하지만 TALKING ABOUT에는 한동안 방치된 동아리 홈페이지를 다시 돌려보자는 의도가 있었어요. 그런 의도에는 nixon도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관리가 편리하고 요즘 트렌드에 맞게 블로그로 스타일로 해보자는 이야기도 하더군요. 저는 그럼 우리 셋이 다시 해보면 어떻겠냐고 말했죠. 어차피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여기에 뭔가를 지속적으로 채울 수 있는 영상틀 회원은 우리 세 명정도 밖에 없을테니까요. nixon은 그 점에서 동의한 겁니다. 
- 뭐 좋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이 블로그에 어떤 걸 채울 생각이죠? 컨셉 같은 거라도 있습니까?
=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하면서 생각해 볼 예정이에요. 각자가 어떤 형식의 글을 쓸지도 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모두 영화와 함께 온갖 대중문화에 관심이 있으니, 그런 쪽으로 글을 쓰겠죠.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다른 영화관련 팀블로그처럼 영화언론으로서 기능하지는 않겠다는 거예요. 우리는 우리가 즐겁자고 TALKING ABOUT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평론가나 칼럼니스트가 아닌 그저 성실한 블로거로서 활동할 겁니다. 그런 그림에 따라 컨텐츠의 형식이나 내용도 맞춰지겠죠. 덧붙여 말씀드린다면, TALKING ABOUT은 일단  nixon, lostrain, 품귀현상이 그동안 온라인에서 활동하던 방식들을 조합시키게 될 것 같네요. 일단 이 소개글 방식이 그렇고, TALKING ABOUT이란 타이틀이 그렇죠. 제가 영상틀 홈페이지와 다른 블로그들을 운영하던 방식도 첨가될 겁니다. 그리고 각자가 일하는 영역에서 얻은 경험도 담기겠죠. 의도하지 않아도 그렇게 될겁니다.  


증정의 밤 etc...

야심한 밤이었다. 동네 친구랑 동네 횟집에 갔다. 산낚지를 시켜먹었다. 계산은 내가 했다. 사장님이 물었다. "집에서 홍합 드세요?" 얼떨결에 "네"라고 했다. 검은 비닐봉지를 챙긴 사장님은 밖으로 나갔다. 자루에서 바가지로 홍합을 수북히 떠서 담아줬다. "그냥 씻어서 끓여먹어요." 계산은 15000원 밖에 안했는데, 뭘 이리 많이 주시나 싶었다. 친구와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LG25를 찾았다. LG25를 가는 이유는 단 하나다. 틈새라면을 파니까. 다음 날 점심때 횟집에서 증정받은 홍합을 틈새라면과 끓여서 먹으려고 했다. 2개의 봉지라면을 샀다.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사장님이 잠시 사라졌다. 물을 들고 오더라. 2L짜리 맑은샘물이었다. "여기 라면에 끼여가는 거예요." 허걱. 라면값은 2000원이 안될 것 같은데, 2L짜리 물이라니. 홍합과 라면과 물을 들고 집에 왔다. 어쨌든 증정의 밤이었다. 

원하시는 배려가 어떤 배려인가요? etc...

"저희처럼 작은 영화에 배려를 부탁드립니다." 어떤 영화의 감독과 제작자가 말했다. "<한겨레> 같은 곳에서 우리 같은 약자를 배려해줘야지 않겠냐"는 말을 덧붙였다. 내가 <한겨레>기자는 아니지만, 종종 듣는 이야기인 터라 개의치 않았다. 배려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저예산으로 제작된 영화에서 꽃가라 미장센을 기대할 수는 없는 거다. 화려한 카메라 워킹이나 CG, 속도감 넘치는 편집을 바라는 것도 무리다. 포커스가 안 맞아도 뭐 그럴 수 있는 거라고 넘긴다. 그리고 그런 여러 결함들을 감안해서 본 영화가 감동과 재미, 신선함을 준다면 영화기자들은 여러 뻔한 수식들을 떠올린다. "저예산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재미로 가득한"이라거나, "이야기의 재미가 열악한 완성도를 넘어선다"거나, "저예산 영화라고 해서 재미없다는 편견은 오해"라거나, 아예 "기술적 완성도 따위는 잊게 만드는 수작"이라고 쓴다. 그런 영화들은 리뷰만 쓰지도 않는다. 감독인터뷰도 하고 기획도 하고, 평론도 쓴다.

"배려를 부탁"했던 감독과 제작자도 그런 배려를 말한 것이라 생각했다. 좀 더 순진하게 그들의 말은 '그렇게만 배려해 준다면 다른 재미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처럼 들렸다. 나는 그들에게 받은 스크리너를 리뷰를 쓰기로 했던 기자에게 넘겼다. 그런데 그 영화를 본 기자는 그런 배려 끝에 한 가지 미덕을 발견했지만, 그 미덕만으로 즐길 수 없는 영화라고 판단했다. 완성도 문제를 떠나 대기업의 배급망을 통해 관객의 돈을 받는 영화로보기에는 영상문법과 스토리텔링에 무심했고, 구성은 게으르고, 이야기와 캐릭터는 진부했다. 그럼 이때는 어떤 배려를 해야하는가. <한겨레>는 아니지만, <한겨레> 계열사라면 이런 영화까지 보듬어야 하는 건지. 그렇다면 그 보듬는다는 건 무엇을 말하는 건지. 설마 안좋은 점은 감추고 좋은 점만 부각시켜달라는 것?

결국 프리뷰는 본 그대로 쓰였다. 감독과 제작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나에게 걸려왔고, 프리뷰를 쓴 기자에게도 걸려왔다. 기자가 발견한 미덕이 화근이었다. 오히려 만든 이들은 그 미덕을 강조한 부분 때문에 관객들이 자신들의 의도를 오해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을것이다. "우리 영화는 그런 영화 아닌데요."  그들은 처음에 온라인상에 올라온 프리뷰의 제목을 수정해달라고 요구했다.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프리뷰를 내리고 다음 호에 정정보도를 내달라고 했다. 의도와 다른 영화로 오인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계속됐다. 그들은 또 말했다. "저희 같은 약자를 <씨네21>이 배려해주셔야죠." 설마했지만, 그들이 원하는 배려는 안좋은 점은 감춰달라는 거였다. 워낙 힘든 사람들끼리 어렵게 만든 영화이니, <한겨레> 계열사인 <씨네21>이라면 약점이 있어도 보듬어야 되는 것 아니냐는 거였다.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건 언론의 책무가 맞다. 그리고 저예산 영화라는 편견에 휘둘리지 않고 옥석을 가리는 건 영화매체의 책무다. 그렇게 본 영화 중 훌륭한 영화들이 꽤 있었다. <낮술> <독> <똥파리> 등등등등등.... 저예산인 이 영화들이 관객의 선택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널리 널리 입소문을 퍼트렸다. 그런데 그런 편견을 없애고 본 영화가 아무런 미덕도 갖고 있지 않다면, 그 사실을 드러내는 것도 영화매체의 책무가 아닐까? 나는 지금 영화매체 종사자로서의 사명감이나, 지사적 용기따위를 말하는 게 아니다. 당연한 상식을 이야기하는 거고, 영화기자들이 월급받는 이유를 말하는 것 뿐이다. 그런데도 그들이 프리뷰를 내리고 정정보도를 내달라고 요구한다면, 그건 배려를 부탁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우리더러 일을 하지 말라는 거다. 지난 주에 경험한 '생떼'의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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